아침부터 후덥지근하더니 창 밖에서 '후두두둑' 비가 온다.
“아빠! 아빠! 저렇게 비 오는 거는 하늘에서 구름이 '쉬~' 하는 거지?”
“하! 하! 하! 하!”
“누가 그러든?"
"민희는 다 알아!"
"그런데, 아빠! 민희 이빨이 또 흔들리거든?"
"어디 한번 보자. 어느 이빨?"
민희는 2005년6월16일 목요일에 처음으로 앞니 아래의 두 개를 뽑았다.
이빨이 흔들리기는 하는데, 뺄 때가 돼서 흔들리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서 이 날 큰 엄마가 치과에 데리고 가셨다가 ‘바로 빼야겠다’는 의사선생님 말씀에 ‘앞니 빠진 중강새’가 돼서 집으로 온 것이다.
“아빠! 나 하나도 안 울었다”
“용감하지?”
“서희 언니랑 하은 언니처럼 나도 이빨 뺐으니까 이제 초등학교 가면 되겠다 그치~?”
그리고, 오늘은 ‘이빨이 또 하나 흔들린다’고 얼마나 좋아하던지...‘
“앗싸! 이빨 또 흔들린다”
“그런데, 아빠! 다음에는 치과에 가지 않고 할머니한테 이빨 빼달라고 할거야”
“옛날에 아빠도 할머니가 실로 묶어서 이빨 빼 주셨대”
“아빠! 이빨이 많아 흔들려서 뺄 때가 되면 하얀 실로 꽁꽁 묶고, 톡톡톡 친 다음에, 하나..., 둘..., 셋! 하면서 휙 당겨서 빼면 되는 거야”
“그리고, 아빠! 할머니한테 이빨 뺀 거는 다 민희 주라고 해”
“왜? 뭐할려구?”
“민희가 다 모아 놓았다가 하나는 할머니 주고, 하나는 아빠 주고, 하나는 엄마 주고, 하나는 민희가 가질 거야”
“민희야! 이빨을 빼면 지붕에 던져서 까치가 가져가야 되는 거야”
“왜? 아빠?”
“그래야 까치가 새 이빨을 물어다 줘서 새로 이빨이 나는 거란다”
“옛날 사람들은 이가 빠지면 지붕에다 던지면서 ‘까치야! 까치야! 헌 이 줄게 새 이 다오’라고 말했어”
“그럼 이빨 하나는 까치 주지 뭐!”
“하! 하! 하! 하!”
지금도 민희는 ‘이빨을 빼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이빨 좀 흔들어 보라’고 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아빠 앞에 입을 쫘~악 벌린다.
얼마 전에는 소영이가 “이빨 빠진 중강새 우물 앞에 가지마...”라고 놀리자 “아빠 저게 무슨 소리야?”라고 물었다.
“어~어~! 그거...?”
나도 오랜만에 어릴 적에 할머니와 이모들에게 들었던 전래동요가 생각났다.
'맞아! 옛날 사람들은 이 빠진 아이를 보면 이렇게 노래했지...'
앞니 빠진 중강새.
우물 곁에 가지 마라.
붕어 새끼 놀란다.
잉어 새끼 놀란다.
윗니 빠진 달강새.
골방 속에 가지 마라.
빈대한테 뺨 맞을라.
벼룩한테 채일라.
앞니 빠진 중강새
닭장 곁에 가지 마라.
암탉한테 채일라.
수탉한테 채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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