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봄.
주일 1부 예배를 맡아서 설교하게 되었다. 1부 예배는 아침 7시30분에 시작한다.
당시 1부 예배는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우 적은 인원만 개인 사정에 맞추어서 참여하는 정도였다.
이런 1부 예배를 인원과 상관없이 예배다운 모습으로 정비해서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모습으로 만들라는 것이 내게 맡겨진 임무였다.
더욱이 이 시간에는 새롭게 교회를 정하려고 돌아보는 사람들이 매 주 한, 두 명씩은 꼭 있었기 때문에 적어도 그들에게는 1부 예배의 모습과 분위기가 우리 교회의 얼굴이 될 수도 있는 문제였다.
기도하는 중에 먼저 성가대를 조직하고, 동역자들을 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1부 예배는 주일 이른 아침 시간이라는 점이 걸림돌이 되었다.
신학생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6명의 신학생들이 기꺼이 성가대 창단 멤버가 되어 주었다.
오영란 집사님은 지휘를 맡아 주었고, 정은희 선생님은 반주를 맡아 주었다.
그리고, 자원하여 동참하겠다는 분들이 계셔서 10여명의 인원으로 샬롬성가대가 창단 되었다.
그런데, 나는 설교를 하고 집사람은 성가대를 서는 동안, 이제 만 4살짜리 딸을 어떻게 해야 할 지가 숙제였다.
집사람과 의논하는 중에 ‘1주일 동안 집에서 곡을 연습시켜서 올 테니 함께 성가대를 설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기에 지휘자만 허락한다면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
오영란 집사님은 ‘가능한 이야기’라며 ‘그렇게 해도 좋다’고 했다.
2003년4월6일은 역사적인 날이 되었다.
원천교회에 샬롬성가대가 창단 되어 찬양을 시작한 날이고, 민희가 태어난 지 41개월13일 만에 성가대원이 된 날이다.
1주일 동안 곡을 외우고 연습해서 열심히 찬양하는 민희의 모습이 예뻤었는지,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둔 몇 몇 집사님들이 ‘자기 자녀들도 함께 성가대에 세우면 안되겠느냐’는 질문을 해왔다.
재고의 여지가 없었다.
“샬롬성가대는 정식 주일예배 1부에 찬양하는 어른 성가대입니다”
“자녀들은 주일학교 성가대에 보내세요”
“제민희가 샬롬성가대를 서는 것은 아빠가 목사님이기 때문에 새벽부터 교회에 오는 대신 가지게 된 목사 딸의 특권입니다.”
민희는 어린이로서는 유일하게 정식 임명을 받은 샬롬성가대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이 날 이후로 민희가 말썽을 피우거나 말을 듣지 않을 때면 이렇게 말한다.
“무슨 성가대원이 이래? 너! 이번 주부터 성가대 서지 마!”
그러면 민희는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잘못했으니 성가대는 계속 하게 해달라’고 사정을 한다.
어린 녀석이 성가대에서 찬양하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고, 귀하게 여기는 것이 너무 감사하고 사랑스럽다.
2003년 가을.
2004년에 맞게 되는 교회설립 30주년 기념 달력을 만들기 위해 성가대가 사진을 찍게 되었다.
‘샬롬성가대와 임마누엘성가대는 3부 예배가 끝나면 바로 본당으로 들어오고, 할렐루야성가대는 성가대 석에 그대로 남아 달라’는 연락을 취하면서, 집사람에게 ‘대외적으로 나가는 사진이니 민희는 데리고 오지 말라’고 하였다.
그런데, 민희는 “나도 성가대예요”라고 말하면서 당당하게 제일 먼저 사진을 찍으러 들어왔다.
그리고 제일 앞줄 한 가운데서 사진을 찍었다.
지금도 민희는 1부 예배 시간에 찬양을 한다.
민희는 자기가 성가대원인 것이 무척 자랑스럽다.
민희는 성가대에서 찬양하는 동안 하나님께 좋은 선물을 많이 받았다.
1. 많은 찬양을 외워서 부르고, 정확하게 부른다.
2. 음감(音感)을 주셔서 피아노를 배우기 전인데도 어떤 노래든지 노래를 정확하게 부를 줄 알기만 하면
피아노를 ‘띵~띵~띵~’ 치고 놀면서 그 노래를 칠 수 있게 되었다.
3. 따로 가르치지 않았는데도 어느 때부터 인가 한글도 깨우치게 돼서 가사를 읽을 줄 알게 되었다.
4. 악보를 볼 수 있게 되었다.
5. 예배 드리고, 찬양하는 동안 무한한 영성이 개발된다.
6. 하늘에 상급을 일찍부터 쌓고 있다.
7. 성가대원이라는 자부심과 자신감이 있다.
8. 민희의 기도에 하나님이 응답하신다.
9. 민희는 늘 풍성함과 많은 복을 받아서 누린다.
10. 민희는 어려서부터 하나님께 쓰임 받고, 아빠의 목회에 동역하고 있다.
11. 샬롬성가대원들의 특별한 사랑과 관심과 기도의 대상이 되었다.
12. 토요일까지 아프다가도 “어린 나이에 새벽같이 교회에 가서 찬양하는 시간들을 기억해 주세요”
“내일 주일에도 찬양할 수 있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하면 깨끗이 치료받는다.
‘하나님! 민희는 앞으로도, 평생동안 하나님만 찬양하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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