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를 위하여

2. 알콩달콩 게시판 / 공처가라도 좋다. 그러나 이왕이면 애처가라 불러다오.

제주형 2015. 4. 14. 10:32

어제는 오랜만의 휴일이었다. 그러나 사촌 여동생의 결혼식이 있어서 아내와 민희를 동반하여 여의도 63빌딩까지 나들이를 하였다. ‘차를 가져갈까?’ 고민하다가 아내의 만류에 전철로 여의도까지 갔다.
여의도에 처음 도착해서 든 생각은... ‘마누라 말 듣기 잘했다!’
왜냐하면 여의도는 교통 대란, 전쟁, 지옥, 등등의 상태.
그런데 오늘 나들이를 통해서 다시 한번 아내의 노고를 깨닫게 되었고, 마음속 깊이 감사하게 되었다. 그 이유는 오늘따라 너무 힘들어하는 아내를 대신해서 딸 민희를 아기 띠에 앉혀서 내가 배에 안고 멜빵을 채웠는데...
으--으--으--으--앗!
그동안 으레히 딸은 아내가 안고 다녔기에 민희가 이렇게 무거운 줄 미처 몰랐었다. 군에서 군장도 지어 보았는데 내 어깨가 무척이나 아파질 정도로 어느새 민희가 커 있었던 것이다. 앞으로는 어디를 가던지 내가 민희를 안아야 하겠다는 결심이 선다. 알콩달콩 게시판을 발견한 이후로 계속 글을 올리는 나에게 사람들이 공처가라고 놀려도 좋다. 그러나 나는 이 게시판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고 앞으로도 기독교 가정(목회자 가정)의 행복한 모습을 꾸밈없이 적어 넣을 생각이다. 그리고 결혼 1주년기념 때에 시집 「여우를 위하여」를 발간하여 선물한 후속 편으로 언젠가는 이 글들을 모아서 작은 수필집을 에세이형식으로 묶어서 선물할 생각도 하게 되었다. 이렇게 하나님께 감사하며 아내를 사랑하는 나를...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은 반드시 애처가로 불러 주시기를... → 절대로 공처가 아님! ^.^
뭐~ 공처가라 불러도 그리 나쁠 건 없지만!